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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뉴스 스크랩

한국에서 HTML5는 그림의 떡?

by Dev. Jkun 201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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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hook.hani.co.kr/archives/19693

스마트폰 개통 2년 후를 기약하다

요즘 디지털 기기의 경향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스마트(smart)’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주를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이폰을 예약하는 사람들과 인기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것은 이러한 경향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스마트폰(smart phone)은 피처폰(feature phone : 단순 기능만 제공되는 휴대전화로 이해하시면 된다)보다 가입자 수가 적지만 이동 통신사에게는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피처폰 시장은 과거의 무선호출기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필자도 최근에 이러한 경향에 편승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예약했다. 언론에서 노골적으로 특정 모델을 밀어준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모델명은 밝히지는 않겠다. 어쨌거나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고, 본격적으로 문제를 하나 제시해보고자 한다. 아마 스마트폰을 가진 많은 독자들도 이런 생각을 한 번 쯤은 해봤을 것이다.

“난 스마트폰의 노예계약(약정기간)을 끝내고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싶어, 하지만 이미 구입한 수많은 유료 앱들은 어떻게 하지?”

이러한 상황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을 아이폰 운영체제(이른바 iOS)의 스마트폰으로 바꾸거나 또는 윈도우즈 모바일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으로 바꿀 때를 말한다. 물론 가장 좋은 선택은 애플의 노예였다면 앞으로도 애플의 노예로 남는 것이고, 구글의 노예였다면 계속 구글의 노예로 남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선택의 고통을 없애준다는 차원에서의 현명한 선택일 뿐, 권장 사항은 아님을 밝힌다. 아무튼 여기서 화두는 바로 ‘호환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독자들의 컴퓨터는 백의 구십구는 윈도우즈 운영체제를 이용하고 있다. 물론 경제적으로 넉넉하시고 ‘난 죽어도 디자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분들은 맥(Mac)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필자도 그렇듯 윈도우즈를 사용한 수많은 사람들은 약 20여 년간 고통 없이 살아왔을 것이다. 항상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윈도우즈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구 버전과 신 버전 사이의 호환성이 문제였고, 이것은 매우 단기적인 문제였다. 대체로 오래 전에 쓰던 소프트웨어들은 여전히 이용가능하고, 윈도우즈 7에서도 윈도우즈 98 시절의 스타크래프트는 아주 잘 돌아간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이러한 선택의 단순함을 복잡함으로 바꾸어버렸다. 필자가 예상하기에 당분간은 여러 운영체제가 난립하는 구조일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의 선두주자는 애플이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을 처음 구입한 사람들의 노예 기간이 끝날 때 즈음은 어떨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기기의 기능성과 새로운 디자인 등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서 피처폰 시절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운영체제 또한 고려 사항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는 어차피 같은 회사(마이크로소프트)니까 문제를 해결해줬겠지만 스마트폰은 그렇게 해줄 리가 만무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자가 권했던 고통을 줄여주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아이폰을 처음 구상할 때 세운 전략이 바로 이러한 잠김 효과(lock-in effect)*였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방법은 없는 걸까? 더 좋은 기계를 쓰고 싶은데, 이미 구입한 앱 때문에 바꿀 수 없다면 말이다. 반갑게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앱이다. 바로 웹(web) 어플리케이션에서 처리하고 모바일은 결과만을 받아볼 수 있도록 앱을 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웹도 현재로서는 제약이 많아서 등장한 것이 바로 HTML5라는 기술이다. 흔히들 많은 사람들이 ‘태그(tag)’라고 알고 있는 몇 가지 명령어가 바로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이다. HTML5는 웹 페이지 자체에서 아주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웹 페이지에서 게임(플래쉬 게임은 아니다)도 가능하고, PPT도 작성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HTML5로 제작된 웹 페이지는 모바일 브라우저(사파리나 크롬 등)에서 읽는 것이 가능하다. 즉, 스마트폰 내부에서 처리하고 수행할 것을 웹(web)이라는 인터넷 세상으로 돌려버리면 일은 매우 깔끔하게 처리된다. 그냥 주소를 따라 가서 볼 일을 보면 되기 때문이다. 웹 페이지를 하나의 전자사전처럼 꾸미면 많은 사람들은 굳이 모바일 앱 스토어에서 따로 구입하지 않고도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 나중에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꾸더라도 고민도 없을 것이고 말이다.

그래서 HTML5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필자가 임의적으로 본 사이트를 앱*으로 꾸며 보았다. 사실 필자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스마트폰의 웹 브라우저(web browser)에서 한겨레 훅 사이트를 읽어 들이기만 한 것이다. 모든 데이터 처리는 바로 본 사이트에서 알아서 한다. 그러나 마치 앱이 구동되어서 별도의 스마트폰 앱이 구동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 만약 아이폰이 아닌 구글 안드로이드를 이용한다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맞게 새롭게 프로그래밍을 하면 같은 화면을 해당 스마트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과거에는 새로운 운영체제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통째로 변환(conversion)해야 한다면 HTML5에서는 접근하는 통로만 바꾸어주면 된다. 내용은 원래부터 그대로 쓰기 때문에 추가적인 변환 비용이나 작업이 필요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HTML5 기술이 적용되기에는 너무나도 척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로서 아이폰에서는 별도의 플러그인(plug-in)이 설치될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한 공인인증서 확인과 결제를 위한 수많은 것(흔히 결제, 인증 또는 보안을 위해 설치하라고 한다)들이 스마트폰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웹 환경은 지극히 윈도우즈를 위한 환경이며, 소위 액티브 X*라고 불리 우는 플러그인으로 도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결국 해당 서비스 업자가 새롭게 제작한 별도의 앱을 활용하여 업무를 보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모바일 웹 환경으로서는 ‘최악’이라는 소리다. 당연히 필자가 앞서 말한 스마트폰 사이의 호환되는 환경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애플이나 구글이 이러한 문제를 가진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아마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이 영국에서 은퇴 선언을 하고,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올 확률과 비슷하다고 본다. 결국 한국 스스로가 이러한 웹 환경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1년 또는 2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스티브 잡스의 노예가 해방(아이폰 최초 가입자들)된다. 그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쯤에는 이러한 문제가 통신 서비스 소비자들의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한 번쯤은 이 문제를 소비자 뿐 만이 아니라 웹 환경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많은 기업 또는 은행들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물론 프로그래머들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돈을 투자하고 웹 환경의 지휘하는 것은 기업과 정부이다. 그리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누가 나서서 새로운 청사진과 변화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해주지 않는다. 편리함만 가득했던 스마트 모바일 시대이지만 내면에는 이러한 일도 있다. 지금까지 소수의 사람들만이 한국의 웹 환경에 대해서 비판을 해왔다. 대부분 프로그래머들이거나 IT에 관심 많았던 법학자*도 있었다. 거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95% 이상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한다. 그래서 이토록 보안도 엉망이며, 호환성도 좋지 않은 환경*이 되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 남은 선택은 몇 개 없다. 잠김 효과에 의해 지속적으로 한 회사에 충성을 바치는 노예로서 소비를 하는 방법, 아니면 헤어진 남자친구의 사진을 불쏘시개로 쓰던 추억처럼 지금까지 샀던 앱을 휴지통에 쑤셔 넣고, 똑같은 기능의 앱을 새 기기에 맞춰서 구입하는 방법, 마지막으로는 모바일 기기에서 해방되고, 앞으로도 쭉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법. 무엇이 가장 현명한 것인지는 이미 답이 나왔다고 본다.

* 잠김 효과 : 익숙함에서 오는 편리성에 의해 선택이 고정되는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회사의 휴대폰 문자 타이핑 방식을 오랫동안 이용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그 회사 제품을 이용한다. 다른 회사의 휴대폰을 구매할 경우 새로운 문자 타이핑 방식을 숙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 HTML5는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구조로서 접근하는 방식이다. HTML5는 그 자체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작업이 가능하다.
* ActiveX : 웹에서 특정한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을 구동시키고 싶을 때 설치하는 플러그인으로서 MS에서도 이미 비표준이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이용하고 있다.
* 고려대학교 법학과 김기창 교수로서 그는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을 출간함으로서 이러한 웹 환경의 후진성을 지적했다.
* 다음 사이트는 HTML5를 이용한 프로그래밍의 예를 보여준다.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3D 테트리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며, 프로그래머인 Ben Joffe는 이미 HTML5 페이지를 상용화시켰다.(주의 :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에서만 가능)
URL : http://www.benjoffe.com/code/games/torus/
* 한겨레 신문 2010년 2월 19일 구본권 기자의 「MS도 버린 ‘액티브엑스’ 정부서 고집하다 자충수」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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